(미스클릭 방지용 공백)
■ 개요
온갖 쓰레기같은 짓은 전부 저질러놓고서 태연하게 최종 생존까지 해버린 슈퍼 단간론파 어나더의 빌런, 하시모토 쇼바이입니다.
챕터가 하나씩 공개되다보니,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많은 분들이 이 녀석을 "초고교급 노안"이라고 생각했을 거에요. :) 그야 당연한 것이, 30살 넘은 아재가 단순히 기억을 잃고 고교생인 척(하시모토 입장에선 딱히 척도 하지 않았지만)을 하고 있을 뿐이니까요.
스토리가 진행되며 정상인 줄 알았던 캐릭터들의 더러운 면모가 하나둘씩 드러나자 오히려 처음부터 일관성 있게 쓰레기였던 하시모토가 가장 선녀였다는 반응도 많았는데요ㅋㅋ
하지만 결국 챕터 6가 공개되고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지, 호불호가 꽤나 갈리는 것 같더라고요.
이해는 합니다. 하시모토는 캐릭터 설계 단계부터 철저하게 악인으로 만들어진 캐릭터고, 본인도 반성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악당 캐릭터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취향에 맞는 분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시모토의 작명은 생각보다 쉽게 나왔습니다.
한자 뜻은 다르지만 이름의 발음은 장사(쇼바이) 그 자체고, 하시모토의 하시는 다리 교(橋)... 브로커로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를 생각하면서 지었죠. 물론, 안 좋은 일로 이어주는 녀석이지만요.
■ 스테이터스
아직 3번째 캐릭터긴 하지만, 이미 전체 캐릭터들 통틀어도 최상급의 스테이터스를 지닌 녀석이 될 것 같네요.
지능과 추리력은 말할 것도 없고... 고된 어린 시절부터 단련해온 건강한 신체능력, 브로커로서의 행동력은 당연히 최상급이니 처음으로 S랭크를 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간성... 여기서 얘가 왜 인간성이 A냐? 라고 궁금해하실 분이 계실 것 같아서 미리 말하자면,
여기서 말하는 인간성은 "인성이 얼마나 좋냐" 가 아닙니다.
문자 그대로 "얼마나 인간다운가"를 나타내는 능력치죠.
굳이 이런 스테이터스를 넣은 이유는, 작품 전반에 걸쳐 계속 언급된 주제인 인간찬가를 상기시키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하시모토 쇼바이는 모순으로 점칠된 캐릭터입니다.
사람도 많이 죽였고, 쓰레기같은 짓을 골라 하는 인간 같지도 않은 녀석이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하시모토는 누구보다도 인간다운 녀석인 거죠. 적어도 이 녀석은 제가 작품에서 소라의 입을 빌려 했던 말인 "인간은 선택하는 동물"이라는 걸 몸소 실천하고 있는 녀석이니까요.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선악은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정의도 악행도 인간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식일 뿐이죠. 하시모토는 도덕적인 관점에서 보면 쓰레기지만, 그만큼 하루하루 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방향성을 떠나서요.
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하시모토에게 인간성 A 랭크를 매겨주었습니다.
■ 초기 디자인
하시모토의 극 초창기 디자인입니다! 생김새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복장이 많이 달랐네요.
교복을 입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 디자인을 조금 더 다듬어서....
이렇게 프로토 타입이 완성되었습니다. 삐딱한 자세, 앞주머니에 집어넣은 넥타이, 삼선 슬리퍼에 다리털,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그 하시모토가 맞습니다.
그런데....
그 주변의 설정컷을 보면 아시겠지만... 뭔가 새롭죠? ㅎㅎ
이제야 말할 수 있지만, 하시모토 역시 초창기와 달리 설정이 많이 바뀐 친구 중 한명이랍니다.
초기 구상 단계에서의 하시모토는, 지금의 쿨한 성격과는 꽤 거리가 있는 성격이었어요.
오히려 껄렁대고 남을 비꼬는 걸 좋아하는, 3류 양아치스러운 성격이었죠.
어? 이런 하시모토,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지 않으신가요?
(전설의 그 장면....)
맞습니다. 초창기 샘플 플레이 샷에서도 그 잔재를 찾아볼 수 있죠.
여기서 한 술 더 떠, 본래 하시모토는 챕터 1 피해자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정확히는, 챕터 1 피해자를 두고 카가린과 하시모토 사이에서 굉장히 고민했었죠.
그게 무슨 소리냐? 라면은... 두 가지 플랜을 생각했었거든요.
하나는 현재 작품대로 진행된, 카가린이 챕터 1 피해자로 가게 되는 스토리.
그리고 또 하나는 하시모토의 아바타가 챕터 1 피해자로 죽고, 마지막 챕터의 현실세계에서 재등장하는 스토리.
이 때도 하시모토가 보이드의 조력자라는 건 설정해뒀습니다만, 단간론파 1의 에노시마(이쿠사바)처럼 "퇴장한 척 했다가 나중에 재등장하는 흑막측"의 연출을 고민했습니다만...
얼마 안 가 이 건은 폐기됐습니다.
그 이유는 하시모토가 챕터 3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면, 오토노코지 자매를 이기는 것이 불가능했거든요. ㅎㅎㅎ
사실 카가린 대신 하시모토를 퇴장시키려 한 건, 카가린의 캐릭터성이 너무 아까워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이 부분은 나중에 카가린 설정비화에서 다루도록 하고...
아무튼, 이런 것이 설정비화에서만 말할 수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의 묘미가 아닐까 해요.
초기 하시모토는 지금처럼 쿨하고 진지한 이미지는 없었지만, 대신에 꽤나 귀여운 면모도 많았답니다. 포지션은 비슷했지만 조금 더 얄미운 녀석이 될 예정이었죠.
그러다가 설정이 변경되며 이 느끼한 부분은 카가린에게로 넘어갔고, 껄렁한 캐릭터는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진행되었어도 색다른 맛이 났을 것 같긴 하네요. :)
■ 기타
이러니 저러니해도 챕터 4에서는 잠깐이지만 주인공 자리도 맡았었고,
작품 전반에 걸쳐 거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급의 활약을 해준 하시모토였습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작품 중심 스토리에서 좀 벗어나, "인간찬가"라는 작품의 또다른 주제만 놓고 본다면,
하시모토야말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여담이지만 "인간을 얕보지 마라" 라는 대사가 너무 오글거린다는 분들이 꽤 있던데;;
ㅠㅠ 전 나름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역시 제가 씹덕은 씹덕인가봅니다.
이것 때문에 하시모토가 오타쿠냐는 질문도 있었고요... 뭐 그래도 모노크루즈에 있을 때 내내 도서관에 있었으니, 심심할 때 만화책 정도는 보지 않았을까요? 그건 아무도 모르는 거죠. 진실은 저 너머로...
하시모토는 오래 전 이미 부모의 얼굴을 잊어버렸고, 언제나 고용당해 일만 해왔을 뿐 친구다운 친구도 없이 인간관계가 파탄나 있습니다. 본인은 신경쓰지 않습니다만
그래서 따로 그릴 사람도 없더군요...
고민하다가 하시모토의 어린 시절을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자유행동에서는 타인의 얘기인 양 말했지만, 눈치 빠른 플레이어분들은 그 정도는 돌려 말하는 거라고 다들 아셨겠죠.
하시모토가 고되고 힘든 성장기를 보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작중에서도 말하듯, 본인은 스스로 선택해서 쓰레기가 되기로 했고, 그것에 대한 동정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니 시원하게 쓰레기라고 욕하셔도 됩니다! ㅎㅎ
■ 처형 도안
처형명 : Dead or Money
어두운 창고같은 곳에 하시모토가 밧줄로 묶인 채 의자에 앉아 있다.
마피아 차림을 한 모노크로우가 들어와, 하시모토에게 두 가지 버튼을 보여준다.
한 버튼은 하트 마크, 다른 한 버튼엔 달러 마크가 그려져 있다.
즉, 하시모토는 돈이냐, 생명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당연히 돈보다 목숨이 소중한 하시모토는 하트를 누르려고 한다.
팔이 묶여 있어서 입이든, 발이든 사용해서 발버둥치며 누르려 하지만,
몸을 너무 앞으로 기울였다가 의자 째로 엎어지고 만다.
그 과정에서 의자 모서리가 그만 달러 버튼을 눌러 버리고,
하늘에서 수 억개의 지폐가 쏟아져 하시모토는 지폐에 파묻혀 보이지 않게 된다.
곧이어 마피아 모노크로우는 주머니에서 기관단총을 꺼내 지폐더미에 난사한다.
빨갛게 물드는 지폐더미를 뒤로하고 마피아 모노크로우는 느와르 영화스럽게 창고를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