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多] 후속작 캐릭터 설정비화 13. 카사이 신지
대량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반드시 챕터6까지 전부 플레이하신 분만 열람하시길 권장합니다.
(미스클릭 방지용 공백)
■ 개요
벌써 13명째인가요? 앞으로 3명만 남았군요... 설정비화도 끝이 보이는 것 같지만, 끝까지 힘내서 써보겠습니다.
오늘의 차례는 모두의 형님 카사이입니다. 그리고 제 사심이 가득 들어간 캐릭이기도 하죠.
(천원돌파 그렌라간, 카미나(왼쪽))
아마 대부분의 분들이 눈치채셨을 것 같지만, 카사이의 모티브는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등장인물 카미나입니다.
카사이와 마에다의 관계는 카미나와 시몬의 관계의 오마주 그자체죠... 애초에 프롤로그부터 아니키 드립이 나온데다 보이스 소스도 카미나라 다들 눈치 채셨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ㅎㅎ;
그렌라간은 개인적으로 지금도 다시 보라면 당장 정주행을 시작할 수 있을만큼 감명 깊게 본 애니메이션이라 그렌라간 스토리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는 카미나와 시몬의 관계를 어나더 시리즈에서도 어떻게든 다루고 싶었습니다. 마침 2편의 마에다는 1편의 마에다처럼 주인공도 아니고, 정신적으로 성장시켜 버리면 산노지의 계획이 어그러지기 때문에 의지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필요했고, 거기서 카사이가 탄생한 거죠.
이런 제 사심이 듬뿍 담긴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그리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특히 최대한 간소화시켰음에도 저 소방관 복장은 아직도 어려워요. 오죽하면 윗옷은 벗기고 바지만 남겼는데도 ㅠㅠ 설정화에서는 간단히 상의도 그려 봤습니다만 저런 구조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설정비화까지 와서 밝히는 거지만 카사이가 애지중지하는 꽃목걸이는 민들레로, 꽃말은 "감사하는 마음" 입니다. 과거 화재 현장에서 구해준 어린이가 카사이에게 보내는 메시지로는 이보다 적합할 수가 없죠.
사실 노란 민들레가 "감사하는 마음"이고 하얀 민들레는 "내 사랑을 당신께 드려요" 지만, 어린아이가 뭘 알았겠습니까. 마음만 전해지면 충분하죠. 절대 제가 나중에 대충 갔다붙여서 이런거 아닙니다. ㅎㅎ
추가로 별 건 아니지만 카사이 라는 이름은 말장난으로 "화재(카사이)"의 일본어 발음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출신 고등학교인 카엔지 남고도 "화염(카엔)"으로 발음되죠. 불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카사이에게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해 붙였습니다.
■ 스테이터스
카사이의 스테이터스입니다. 아마 신체능력 S랭크는 처음인가요?
언제나 그랬듯이 하나씩 코멘트를 덧붙이겠습니다. 지능과 추리력은... 솔직히 형님은 지능캐는 아니니까요.. ㅋ;; 오오토리와 같은 능력치가 되어 버렸네요. 그래도 성장한 오오토리와 비슷한 거니까 어나더1 때의 오오토리보다는 똑똑할 겁니다.
신체능력 S랭크는 스테이터스를 고안했을 때부터 카사이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카사이는 선천적으로도 종합적인 신체능력이 뛰어나고, 타고난 신체에 끝없는 단련까지 더해져서 S랭크가 나올 수밖에 없죠.
다만 카사이는 구조 활동을 위해 몸을 단련한거지 싸우기 위해 단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투력은 생각보다 낮습니다. 챕터 1 막바지에 마쿠노우치에게 카운터 펀치를 맞고 한 방에 기절한 것이 그 증거고요. 제아무리 신체능력이 좋아도 턱을 맞고 뇌가 흔들리면 답이 없죠. 마찬가지로 총, 칼에 맞는 것도요.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지만, 워낙에 단간론파 세계관이 판타지라서...
적어도 "이 스테이터스표" 에서 만큼은 그렇게 알아 주시면 되겠습니다.
행동력도 이견은 없겠죠? 떠오른 걸 곧바로 실행에 옮기는 듬직한 형님이니까요. 다만 여자와 얽혔을 때의 우유부단함 덕분에 S랭크까지는 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인간성... C? 왜 C야? 라고 하실까봐 설명 들어갑니다.
카사이는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인성이 좋아서 인간성이 깎인" 케이스입니다. 이게 뭔 개소리냐 싶겠지만 거듭 말씀드렸듯 인간성과 인성은 다릅니다. 카사이는 "구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자신을 너무 돌보지 않습니다. 항상 타인이 먼저입니다. 인간으로서 호감이지만, 동시에 인간의 기본 욕구인 생존욕이 상황에 따라 낮아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당장 챕터 4에서 카사이는 마에다를 검정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자살을 하였는데, 어차피 죽는 상황이었다곤 해도 그 상황에 타인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던진다는 행위는 아무나 할 수 없겠죠... "너무 완벽한 성인" 이기에 인간성에서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인간성 점수는 상당히 개인주의적인 철학을 염두에 두고 매기고 있으니까요..
솔직히 B 정도는 줘도 될 것 같았는데 이미 레이어 다 합쳐 버려서 수정하기 귀찮아서 C로 냅뒀습니다. ㄷㄷ
덕분에 그래프가 하단으로 상당히 치우쳐 버렸군요... 아마 전형적인 육체파의 스테이터스라고 생각합니다.
■ 초기 디자인
카사이를 처음 그렸을 때입니다. 뭔가 분위기가 좀... 비슷하면서도 다르죠?
형님이 상당히 불량해보입니다. 교복 때문일까요? 재미있게도 이 비슷한 스타일은 후일 마쿠노우치에게 넘어갔습니다.
사실 카사이가 캐릭터성으로나 포지션으로나 전작의 야마구치와 꽤 비슷한 점이 많은데, 처음 구상할 때도 야마구치를 의식했기 때문에 "불량한데 착한 캐릭터"를 연상하다보니 이렇게 나온 것 같네요.
근데 이러면 단순히 야마구치2가 되어 버릴 것 같고, 조금 더 착한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서(이 때는 심지어 재능도 정해지지 않았고)
디자인을 한번 더 다듬었습니다. 이 때 소방관 재능도 정해졌고, 디자인도 지금과 비슷해졌죠. 이 때 귀고리가 있었는데 친구가 소방관이 왜 귀고리하고 있냐고 지적해서 최종 프로토 타입에선 뺐습니다. 란닝구도 마찬가지로 야마구치의 이미지에서 좀 더 벗어나기 위해 반팔로 바꿨고요.
그리하여 지금의 카사이가 완성되었습니다. ㄹㅇ 프로토 타입이랑 지금이랑 차이가 1도 없어서 여긴 설명할 것이 없네요. 심지어 사교에서 나오는 목걸이 내용까지 정리해 놓은 걸 보니 카사이는 제법 빠르게 완성된 캐릭터였던 것 같습니다.
■ 기타
카사이에 대한 이모저모를 더 풀어볼까요.
제법 질문을 받았던 내용 중 하나인데, "재능 일러스트에서 카사이가 안고 있는 아이가 이노리냐?" 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아마 챕터 6에서 이노리를 구해준 내용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신 분들이 있는 것 같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노리는 아닙니다. 그냥 재능 일러스트에만 짧게 등장하는 엑스트라 캐릭터입니다.
묘하게 비슷하게 생겨서 헷갈릴 수는 있지만 재능 일러스트의 아이는 남자아이고, 이노리를 생각하면서 그리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서 갔다붙이..지는 않으려고요.
또 카사이에 대한 이야기라면 성인 버전 카사이의 가족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죠.
챕터 6에서는 "아내와 자식들" 이라고만 나왔기 때문에 여기서 짧게 소개하겠습니다. 무려 딸만 둘입니다. 덕분에 청년 시절까지 남자랑만 부대껴 살아온 카사이가 나이 들고는 아내와 두 딸과 행복하게 지내게 되었죠...
작중에서 소라도 말하지만 여자를 극도로 어려워하는 카사이가 어떻게 결혼했냐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사실 카사이 본인이 여자를 어려워하는거지 여자들 사이에서는 나름 인기가 많을 겁니다.
당연히 키도 크고 몸 좋고 인성도 올바르니 많을 수밖에요. 몇 안되는 지인들 사이에서도 카사이를 호시탐탐 노리던 여자들이 많았는데, 그 중 가장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선 처자가 지금의 카사이의 와이프가 된 거죠. 카사이를 공략할 정도라면 진짜 엄청 적극적이었을 겁니다. 카사이 입장에선 그야말로 응? 앗? 엣? 하다가 혼인신고서에 도장 찍은 격이죠...
말은 이렇게 해도 카사이도 가정을 꾸리고 행복했고, 아내도 사랑했기 때문에 결혼한 거겠지만요. 사진을 봐서는 아직까지 그 부끄부끄 특성은 유효한 것 같지만...
카사이의 가족을 자세히 소개하기에는 시간도 없고, 여력도 안 되서 이름도 얼굴도 없이 뿌옇게 흐린 가족사진으로만 대체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 편이 더 아련한 느낌이 들기는 하네요...
카사이의 가족이 엔딩 시점에서 어떻게 되었는지는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기곘습니다. 이는 카사이의 가족 뿐만 아니라, 나머지 모든 캐릭터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은 지양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처형 도안
처형명 : 작열! 헬 파이어 이머전시
소방관 모노크로우가 긴급 전화를 받고 화재 현장으로 출동한다. 소방차 보닛 위에는 카사이가 묶여 있다. 카사이의 피부는 기름이 발라져 있어 번들거린다. 이윽고 규정속도를 위반하는 수준으로 재빠르게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는 소방차. 화재가 난 건물에 아이 모노크로우가 있는 듯하고, 지상에선 부모로 보이는 모노크로우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드디어 화재 현장에 도착한 소방차... 가 아니라, 그대로 건물을 들이받고 통과하여 어디론가 쭉 달려간다. 불이 난 건물을 통과하며 카사이의 전신에 불이 붙고, 그대로 불꽃을 휘날리며 산화된다. .....BGM이 끊기고, 장면이 전환되어 카사이의 장례식이 치뤄진다. 장소는 바닷가. 새하얀 카사이의 뼛가루를 바다에 뿌리려던 찰나, 어디선가 소방관 모노크로우가 뼛가루가 들어 있는 상자를 낚아채 다시 화재 현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아직 불이 나고 있는 현장에 도착해 카사이의 뼛가루를 소화기 안에 넣어 건물에 분사하기 시작, 이윽고 불이 꺼지....려는 기미는 없고 오히려 더 거세지다가 결국 건물이 붕괴하며 모든 모노크로우가 깔리게 된다.
뭐랄까 해괴한 느낌의 카사이의 처형입니다. 장면 전환이 많아서 게임에 사용되었다면 정말 만들기 힘들었을 것 같네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