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클릭 방지용 공백)
■ 개요
죄송합니다! 좀 늦었네요. 저번 주말부터 이리저리 조금 바쁘다보니...
15번째는 무려 첫 번째 사망자였던 카가린입니다. 탈락은 제일 먼저 했는데 설정비화는 거의 마지막 순번이군요... 오늘로 카가린이 업로드되면 이제 남은 것은 정말 마지막인 산노지 뿐이네요.
우선, 카가린 하면 그 특유의 남자 혐오와 고등학생 시절과 성인 시절 모습의 갭이겠죠. 성인 카가린의 경우 의도적으로 체형을 조금 뭉갰는데, 스탠딩을 나란히 세워놓으면 190cm는 족히 넘어갈 것 같네요.
사실 이 성인 카가린의 모습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초기 디자인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하단에서 따로 설명하도록 할게요.
디자인적인 부분은 사실 크게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옷도 무난한 교복이고, 로켓 모양 가방을 제외하면 크게 우주인이라는 느낌은 없으니까요. 사실 카가린의 재능은 우주비행사의 우주인이라기보다는 정말 4차원스러운 분위기에서 오는 우주인(외계인?)같은 느낌이 큽니다. 애초에 그걸 의도하고 만든 캐릭터고요.
카가린이 남자를 싫어하는 설정은 사실 꽤 뒤늦게 붙은 설정인데, 그걸 제외하더라도 초기 구상 단계부터 이상한 캐릭터로 구상한 것은 맞았습니다.
여담이지만 교복 넥타이가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드는 캐릭터입니다.
■ 스테이터스
은근히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셨을 것 같은 카가린의 스테이터스입니다. 광탈자치고는 상당히 오버스펙이죠.
지능의 경우 제가 예전에 질문답변에서 "카나데와 동급"이라고 한 적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S랭크를 주었습니다. 다만 추리력은 카나데보다 살짝 떨어져요. 애초에 카가린은 머리는 좋을지 몰라도 모든 행동에 조심스러움이란 것이 없기 때문에, 좋게 말하면 낙천적인거고 나쁘게 말하면 부주의하다는 겁니다. 자신이 누군가한테 납치당하거나 해도 아무 신경도 쓰지 않고, "죽으면 죽는거지 뭐" 하는 마인드로 살아가기 때문에 스펙상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직면해도 나태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것이 바로 카가린이 챕터 1에서 허무하게 죽어버린 이유 중 하나죠. 몇몇 분들이 저렇게 좋은 능지로 왜 챕터 1에서 술판을 벌이고 남자가 자신을 죽였을 가능성 하나 생각하지 못하지? 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카가린 본인의 언급대로 성장하며 수없이 많은 납치를 당해온 그가 현실 세계에서 정상적으로 성인이 되었다는 것부터가 엄청나게 운이 좋았던 걸지도 모릅니다.
건강덕후 마쿠노우치 공인으로 "상당히 단련되어 있다" 라는 보증서가 붙은 카가린답게, 신체능력도 A입니다. 여자의 로망 이벤트에서 카가린의 알몸을 본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그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우락부락하죠. 성인 모습은 뭐... 말 안해도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행동력은 무난한 B인데, 이는 여자와 관련된 부분에서만 행동력이 S급으로 변하고 나머지 부분, 특히 남자와 관련된 부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적절히 합쳐져서 평균치의 균형이 맞춰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인간성은 유일하게 저조한 랭크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유는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카가린은 한 여성의 인생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킬 수 있다면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죠. 그와 동시에, 위에서 설명했듯 보통 상황에서도 자신의 신변에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이는 미련이 없기 때문인데, 부잣집 도련님으로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 살아온 카가린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녀석, 가질 건 다 가졌기 때문에 삶이 조금 지루했을 수도 있네요.
■ 초기 디자인
어.......... 카가린의 초기 디자인입니다..
위에서 카가린의 성인 모습에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고 했는데요...
실은 초창기 카가린은 지금과 설정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하시모토의 설정비화에서도 언급했지만, 카가린은 어쩌면 최종 생존자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캐릭터입니다. 하시모토와 카가린 중 누굴 챕터 1 피해자로 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고, 결국엔 카가린을 죽이는 방향으로 갔지만 만약 카가린을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했다면 카가린은 이런 캐릭터로 남았을지도 모르거든요.
"이런 캐릭터" 가 뭐냐 하면 이런 캐릭터입니다. 왜 얘만 초기 디자인인데 이런 그림이 있냐 하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위에서 남자 혐오 설정은 나중에 붙었다고 했는데, 이 때는 지금보다 훨씬더 미친놈이었습니다. 단간론파 원작 시리즈에 꼭 한 두명씩 있는 "혼자 그림체가 다른 캐릭터" 의 유형이라고 볼 수 있는데, 무려 평소에는 지금의 카가린처럼 작고 여리여리한 모습으로 있다가 배에 힘을 꽉 주면 안에 내장되어 있는 잠재 근육이 폭발하여 체형이 변하는 미친 캐릭터였죠...
게다가 성격도 개판이라 남의 의견은 무시하고 자신의 의견만 내세우는데다 쓸데없이 열혈 넘쳐서 통제도 안 되는 그런 캐릭터였죠... 아니 이건 지금도 비슷한가요? 지금의 카가린에서 남자 혐오 설정이 없고 조금 더 활발해진 카가린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지금의 카가린도 살짝 개그 캐릭터스러운 면모가 많지만, 초기 카가린은 문자 그대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개그를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였습니다.
이 설정은 무려 프로토 타입까지도 유지되었습니다. 카가린의 설정이 바뀌게 된 것이 하시모토를 살리자고 결정했기 때문인데, 이 말은 즉 챕터 1 피해자가 상당히 나중에서야 결정되었다는 걸 뜻하죠.
개인적으로는... 카가린이 이렇게 나왔다면, 너무 신선한 캐릭터라 어떤 포지션을 맡고 어떤 반응을 이끌어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아직도 아쉬운 캐릭터라는 것... 한번 다뤄보고 싶은 캐릭터였는데, 아마 이렇게 갔다면 작품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을 거에요.
이 때의 영향으로 성인 카가린의 모습이 결정된 겁니다. 어쩌면 이 버려진 설정을 외형만이라도 재활용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뭐 그래도 지금의 카가린 역시 개성 넘치는 건 사실이고, 챕터 1 피해자 치고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갔다고 생각하니 카가린의 설정을 바꾼 것을 후회한다는 건 아닙니다.
■ 기타
이렇듯 카가린은 챕터 1에서밖에 활약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제작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람들에게서 잊혀지고 있었고, 광탈자의 운명상 어쩔 수 없이 인기투표에서도 하위권을 기록하긴 했지만...
그래도 전작처럼 어떻게든 광탈자들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챕터 6에서 한 번 더 언급이 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카가린 재벌에서 개발한 AI인 "유리"의 존재입니다.
사실 이 설정이 조금 아쉬운 것이, 본래 모노크로우의 정체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한 것들이 많았거든요.
카가린 재벌의 AI였다는 건 초기부터 생각해둔 설정인데, 본래 하시모토의 회상으로든 뭐든 카가린 재벌이 작품에 한 번 등장할 예정이었거든요.
그런데 다들 아시다시피 챕터 6의 분량이 쳐내고 쳐내고도 그 정도로 길어지다보니, 차마 분량 상 넣을 수가 없었습니다 ㅠㅠ; 카가린 말고도 정말 넣고 싶었는데 잘린 부분이 굉장히 많아요.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래서 사실 작중에서도 모노크로우와 카가린 사이의 묘한 복선 같은 것도 넣고 싶었는데 얘가 뒤늦게 챕터 1 피해자로 바뀌다보니 미처 신경쓰지 못했고, 챕터 1에서 나아아아중에나 나올 모노크로우의 정체 떡밥을 적절히 넣기도 힘들다보니... 결국엔 조금 뜬금없어 보이게 되었네요.
"유리"는 카가린이 만든 AI다보니, 당연하게도 여자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대충 그리긴 했는데 정확히는 천사의 모습을 하고 있고, 머리는 모노크로우처럼 흑백이 섞여 있죠. 원래부터 날개가 존재했기 때문에 해킹 결과 까마귀라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된 걸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유리"와 "모노크로우"는 어디까지나 다른 존재입니다. AI 프로그램의 기반이 같은 것 뿐이지 캐릭터로서의 인격을 얘기하자면 산노지가 아예 뜯어 고쳤기 때문에... 모노크로우 본인도 자신이 유리였을 적의 기억은 없다고 했고요. 당연히 목소리도, 인격도, 말투도 전부 다릅니다. 글쎄요, 어쨌든 인간을 돕는 서포트 프로그램이었으니 그래도 상당히 상냥한 성격이 아니었을까요. 카가린 역시 유리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을 겁니다.
그런 카가린이 만약 아저씨 목소리에 아저씨 말투가 되어버린 유리의 진실을 알았다면... ㄷㄷ
■ 처형 도안
처형명 : 우주 여행 ANOTHER♂
익숙한 로켓이 준비되어 있다. 손발이 묶인 채 로켓 안에 들어가 있는 카가린. 로켓 문이 닫히고, 눈부신 불꽃과 함께 로켓이 날아오르기 시작하고, 하늘 높이, 구름 위로, 대기권을 뚫고 지구 바깥으로, 우주로 나아간다. 나아가고, 계속 나아가다가 떨어.........지지 않고, 계속 날아간다. 태양을 지나가고, 은하를 벗어나, 끝없이 나아간다. 이윽고 어딘지 모를 행성에 불시착하게 되고, 어찌어찌 로켓에서 비틀거리며 나온 카가린을 기다리고 있던 건, 털이 북실북실한 아저씨들만 가득한 신기한 행성이었다. 온갖 (삐-)한 물건들로 무장한 아저씨들에게 둘러쌓이며 거품을 무는 카가린. 이후 화면이 암전된다.
(노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