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多] 후속작 캐릭터 설정비화 08. 니지우에 이로하
대량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반드시 챕터6까지 전부 플레이하신 분만 열람하시길 권장합니다.
(미스클릭 방지용 공백)
■ 개요
죄송합니다. 주말에 아르바이트가 있어서 좀 늦었네요. 8번째는 드디어 많은 분들의 애증이 넘쳐나는 니지우에입니다.
8번째이니, 벌써 후속작 설정비화도 50% 지점에 온 거군요. 벌써 절반이라고 생각하면 빠르지만, 이제 절반이라고 생각하면 아직도 한참 남은 거니 시간 나는대로 속속히 올리겠습니다.
설정비화 이것도 참 항상 쓰다보니 점점 쓸 말에 대한 소재가 떨어져가는 기분이지만;; 항상 하던대로 디자인적인 부분부터겠죠?
니지우에의 디자인은 당연하겠지만 화가스럽게 뽑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 외 외관적인 디자인은...
(스마일 프리큐어 등장인물, 키세 야요이)
실은 이 캐릭터에게서 꽤나 많은 영감을 받은 편입니다. 꽤나 좋아하는 캐릭터인데, 스마일 프리큐어에 나오는 키세 야요이 양이죠...
헤어스타일도 많이 참조했고, 만화를 좋아한다는 점, 그림을 그리는 캐릭터라는 점, 바보라는 점(!!) 등등 비슷한 면이 많죠.
비단 니지우에=야요이 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도 그렇고 원체 타 작품 캐릭터에서 영감을 받은 캐릭터들은 많습니다.
후기에서 게임에 제 취향이 듬뿍 반영되었다고 말씀드린 만큼,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들과 비슷한 캐릭터를 만들어 단간론파 플랫폼에서 다뤄보고 싶다~ 사실 창작자라면 다들 한 번쯤 하실 생각인 거죠.
물론 게임이 완결난 지금 시점에서야 니지우에는 다른 캐릭터와 확연히 차이나는 독보적인 캐릭터성을 가지게 되긴 했습니다만, 스토리 기반이나 캐릭터 설정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극초창기에는 울보 설정이라거나 하여간 모티베이션을 따온 것이 참 많았습니다.
그 외에 옷차림은 개성적인 빵모자와 가슴께의 스톨을 제외하면 평범한 편이라, 사실 이 친구도 설정화에 넣을 것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네요.
■ 스테이터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셨을 것 같은 니지우에의 스테이터스입니다. 대단하죠?
여태까지 설정비화를 올린 7명이 그래도 E 수치(최하점)는 없었는데, 순식간에 3관왕을 달성해 버렸습니다.
사실 뭐 작중 행적만으로도 이 지경이 될 거란 건 기정사실이었고, 어느정도 예측하신 분도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지능, 추리력... 말할 필요 없고, 신체능력도 운동따윈 1도 관심없는 성격과 직업 특성상 몸 움직일 일이 거의 없으니 최하점. 이런 친구가 어떻게 건강덕후 마쿠노우치와 함께 붙어다녔는지 신기할 정도네요.
행동력도... 사실 할 말 없습니다... E를 주고 싶었는데, 5개 수치중 4개가 E면 그래프가 그려지지가 않아서;;; 그냥 매너로 D 줬습니다. 챕터 5에서 명령받았다곤 해도 움직이긴 움직였으니 그렇다고 치죠.
그리고 인간성입니다. 놀랍게도 다른 수치는 바닥을 뚫었는데 인간성은 하늘을 뚫었습니다.
인간성의 기준이 착한 인성은 아니라고 이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 얼마나 인간답냐가 기준이라고 말했었죠.
그런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이 친구가 S가 나올 수 있을까? 사실 저도 꽤나 고민을 해봤습니다만...
니지우에의 "생존욕구" 하나만큼은, 제가 지금까지 만든 캐릭터들 중 범접할 수 없는 탑급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른 것이 어떻든간에, 제 기준 인간성 점수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생존욕구입니다.
아무리 인간이 인간답다고 해도, 살려는 의지가 없다면 그건 인간이라고 볼 수 없죠. 인간 이전에, 생물로도 볼 수 없을 겁니다.
동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이 있는 존재는 살아가려는 본능이 있고, 인간 역시 그러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하늘이 무너져도 땅이 갈라져도 오로지 자기 목숨이 가장 중요한 이 아가씨는, 다른 모든 여건을 고려하더라도 생존욕구 하나만으로도 S를 줄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스테이터스가 삼각자처럼 되어버렸네요. 니지우에답다면 니지우에답군요.
■ 초기 디자인
이건 프로토 타입 이전에 스케치해놨던 가장 처음 그린 니지우에입니다.
이 때는 캐릭터 설정이 제대로 잡히기 전이라 그냥 위에서 말씀드린 야요이의 캐릭터성을 상상하고 스케치한 건데요...
디자인적으로는 크게 변경점은 없습니다. 치마의 무늬와 부츠 정도만 빼면은. 하지만..
그렇습니다. 뭔가 지금의 니지우에 맛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 때 당시에는 아직 보이드에 대한 설정이 잡히기 전이었습니다.
캐릭터들의 초안을 대충 스케치하며 스토리를 정리하기 시작했고, 보이드로 낙찰된 이후 다시 그린 니지우에는...
이렇게 프로토 타입 니지우에가 탄생되었고, 우리가 아주 잘 아는 그 니지우에가 탄생했습니다.
다른 캐릭터들은 프로토 타입에도 미세한 차이점이 존재하곤 했는데, 니지우에는 다른점이 1개도 없네요. 아 찾았다. 양말 무늬 없는거? 딱 그 정도 빼면 그대로 그린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리는 것이 아주 재미있는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예전에 질문 메일 때문에 제 최애캐라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꽤 있는 걸로 아는데, 여러번 말씀드렸다시피 사실 제 최애캐는 따로 없고, 제가 만든 모든 캐릭터들이 다 최애캐입니다.
전 가급적 제작자로서 중립을 지키며 특정 캐릭터를 편애, 혹은 홀대하지 않으려고 꽤나 노력하고 있으며, 그러한 제작자 개인적인 마인드가 스토리에 영향을 주어선 더더욱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작자 입장에서 굉장히 다루기 편리한 캐릭터라는 건 인정해요;; 니지우에는 그 중에서도 독보적이었습니다. 개그면 개그, 바보라서 설명충 유도도 쉽고, 심지어 보이드라서 메인 스토리에 영향도 끼칠 수 있으니 제작자에게 있어서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였던 셈이죠. 그래서 제 프로필 사진이 니지우에인 걸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 기타
니지우에는 그 특유의 인성으로 많은 분들에게 극찬을 받았습니다.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사실 이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저도 처음부터 니지우에를 이지경으로 만들 생각은 없었습니다 ㅠㅠ;
챕터 1의 조사파트에서부터 고인드립을 치거나 눈치없이 징징대는 정도야 뭐 보이드 멤버이기도 했고, 이런 류의 철없는 캐릭터는 원작이나 타 작품에서도 많이 보이잖아요?
근데 만들다보니 얘가 참, 재미있어진 겁니다 캐릭터가. 챕터 3쯤부터 슬슬 발동이 걸려가지고, 챕터 4부터 절정을 찍었죠. 그 때쯤에 딱 제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 이렇게 된거 그냥 비호감의 끝판왕을 달려보자. 갈 때까지 가보자."
한번 이렇게 마음먹고 나니, 니지우에의 캐릭터를 다루는 것이 더욱 편해졌습니다. 니지우에는 생각을 하지 않고 말을 입밖으로 내기 때문에, 거기에 이입해서 저도 니지우에의 캐릭터를 다룰때 생각을 포기했거든요. 즉 니지우에의 모든 대사는 제작자인 제 입장에서 아무말 대잔치였던 겁니다.ㅋㅋ
사실 너무 막나가서 호불호 심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도 했는데, 의외로 호평이 많더라고요. 니지우에가 짜증나긴 해도, 캐릭터성은 높이 평가한다는 분들도 많았고요. 그저 귀엽다고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았지만..ㅎㅎ
어떻게 보면 이것도 캐릭터에 대한 제 삐뚤어진 애정이 낳은 결과물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니지우에도 과거사는 꽤나 좋지 않았고, 사교와 챕터 6에서도 짤막하게 언급이 되죠. 자택 내 독방에 갇혀서 24시간 감시당하며 그림 연습만 하는 생활... 반항하거나 탈출하려고 하면 폭력 체벌. 위 그림은 니지우에의 과거를 간단하게 그려본 겁니다.
물론 니지우에 가는 재벌이었고 이로하도 의식주의 풍족함은 부족할 것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로 절박했던 다른 보이드 멤버들이 보기에는 기만이라고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어린 나이에 저런 생활을 견디기는 힘들었을 겁니다. 사실 세탁시키려면 충분히 세탁시킬 수 있었어요. 제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을 뿐...
참고로 니지우에의 그 인성이 과거의 영향이냐, 아니면 선천적인 것이냐라고 질문해주신 분이 있었는데, 전 개인적으로 뭐...
니지우에야말로 제 작품 속 캐릭터 중 "변하지 않는 꾸준한 인간"을 대표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하시모토도 포함) 후자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오히려 현실적인 캐릭터죠. 저도 인간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이유들로 니지우에를 포함한 보이드 멤버들이 동정받을 여지가 있더라도, 그들이 저지른 짓까지 정당화되지는 못할 겁니다. 저 역시 가끔 무단횡단을 하거나 피시방에서 나올때 비가 오면 남의 우산 분실물을 슬쩍하는 등;; 깨끗한 몸은 아니라 이런 말할 입장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인간으로서의 도리란 것이 있고, 사회가 정한 룰을 크게 벗어나는 행동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보이드는 사람의 목숨이 희생될 거란걸 인지했음에도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계획을 속행했고, 그 결과 본인들도 다른 사람들도 파멸해 버렸죠. 제 개인적인 가치관에 의거한 권선징악식 결말이라고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그 엄청난 생존욕구 덕분에 최종 생존에 성공했고, 어째 하시모토같은 인간과 엮이긴 했어도 엔딩까지 무사히 살아남은 니지우에 양의 생존력에 박수를...
하시모토와 니지우에의 생사나, 그 후일담도 언젠간 될 수 있다면 다뤄보고 싶네요. 초창기엔 전혀 생각치도 못했는데 이 둘의 티키타카가 생각보다 굉장히 만들면서 재미있었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꼭! 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처형 도안
처형명 :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
미술가 모습을 한 모노크로우가 방 안에 근엄한 얼굴로 담배를 뻑뻑 피우고 있다.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도화지를 펼치.... 려는 듯 하더니 도화지와 함께 벽지째로 벽을 뜯어 버린다. 그 뒤에는 벽돌로 된 담벼락과 함께 사지가 묶인 니지우에와, 인간도 들어갈 사이즈의 형형색색의 물감 병이 준비되어 있었다. 알고보니 엄청 거대했던 미술가 모노크로우는 니지우에를 연필잡듯 쥐어 머리부터 물감 병에 적신다. 물감 범벅이 된 니지우에를 그대로 벽에 붓처럼 사용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미술가 모노크로우. 처음에는 붓에 강약을 둬서, 니지우에의 머리카락을 이용해 살살, 그러다가 악센트를 줘야할 곳에서는 정수리부터 세게 쿵쿵. 색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물감병에 투하하여 색을 조절한다. 하지만 계속 그림에 빨간색이 섞여서 화가 나는 미술가 모노크로우. 될대로 대라 식으로 니지우에 붓을 마구잡이로 휘두르기 시작하고, 마치 추상화화도 같은 심오한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한다. 얼마 뒤, 결국 지쳐서 쓰러진 미술가 모노크로우. 붓으로 쓰였던 니지우에의 머리는 전부 갈려서 사라진 상태였고, 그렇게 열심히 그렸던 그림은 온통 빨간색(피)밖에 없는 괴상한 그림이 되고 말았다...
역시, 챕터 5에서 한 순간이나마 등장했던 니지우에의 처형입니다.
잠깐 스쳐 지나간 장면임에도 끔찍한 처형일 것이라고 예상하신 분들이 많았는데, 저의 의도를 아주 잘 파악하셨습니다.
어째 작중 검정이 아니었던 인물들이 진짜 검정들보다 더 끔찍하게 죽는 것 같은 느낌이 드신다면 기분탓이 아닙니ㅏㄷ.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