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반드시 챕터6까지 전부 플레이하신 분만 열람하시길 권장합니다.
(미스클릭 방지용 공백)
■ 개요
10번째 차례는 의외의 흑막... RPG 게임으로 치면 히든 보스의 포지션이었던 미츠메입니다.
미츠메 하면 개미를 연상시키는 그 특유의 헤어스타일이 개성 포인트죠. 저 더듬이 자체는 어쩌다보니 만들어지게 된 거지만, 그걸 제외하더라도 미츠메의 디자인 역사는 다른 캐릭터에 비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이 부분은 하단의 초기 디자인 항목에서 다루도록 하고..
아마 카사이와 함께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나이 차가 가장 큰 캐릭터겠죠. 또한 챕터 0에서 가장 먼저 현실 세계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사실 심리학자라지만, 너무 비현실적으로 표현한 감이 있기는 해요. 전 이야기의 전개를 위해 "심리학자 -> 독심술" 루트를 밟긴 했는데, 실제 심리학자와는 조금 거리가 있으니까 픽션적인 허용으로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조금 뒤에 하도록 하고, 디자인을 짚고 넘어가자면 거의 간접 광고나 다름없는 아이패드.... 그리고 저 슬리퍼는 뭘 생각하면서 그린건지 잘 모르겠네요. 뭔진 모르겠지만 귀여운 것 같으니 넘어갑시다.
넥타이에는 혼조메 대학 부속고의 로고가 찍혀 있는데, 이제 보니 고등학교 한자표기랑 로고의 한자표기가 다르네요. 뭐... 로고야 어차피 작중에서 제대로 다루지도 않았으니 이것도 넘어갑시다;;;
사족으로 "편입 전 고등학교" 는 설정상 "희망봉 학원에 들어오기 전까지 다니던 학교"를 의미하지만,(원작 역시 마찬가지) 후속작 친구들은 실제 희망봉 학원 학생이 아니었기 때문에 "과거 고등학생 시절 실제로 다녔던 학교"라고 이해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 스테이터스
미츠메의 스테이터스입니다. 사실 그간 업로드한 캐릭터들의 스테이터스가 몇 명을 제외하면 고만고만했는데, 마침내 조금 새로운 유형의 스테이터스가 등장한 것 같네요.
작중 두뇌파로 손꼽히는 미츠메답게 지능과 추리력은 둘 다 A를 줬습니다. 이건 이견이 없겠죠?
그러고보니 미츠메의 지능이 조금 저평가 받는 것 같기도 하던데, 전 딱히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독심술 버프 아니냐라는 분도 계시겠지만 애초에 기본적인 지능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독심술이 가능했던 거고, 추리력 역시 한 챕터밖에 보여주지 못해서 그렇지 후반까지 살아 있었다면 더 많은 것을 보여줬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체능력은 특별히 몸을 쓰지 않으니 D(지금 보니 E를 줬어도 됐을 것 같지만),
적극적으로 보이드를 찾기 위해 뒤에서 암약하고, 현실에서도 안 좋은 의미로(실험 등) 거침없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려 했으니 행동력 역시 A를 주었습니다.
자 그럼 남은 건 말이 많은 인간성인데요.
미츠메의 인간성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데, 자꾸 인간성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뭐냐고 메일이 와서 말이죠...
계속 얘기했듯이 기본적으로 "인간의 본능" 에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긴 합니다만, 이것 역시 결국엔 제 마음대로이며 그 기준이 절대적인 것도 아닙니다.
애초에 이 스테이터스는 반쯤 장난삼아 만든 거고 재미 차원에서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넣는 거지 캐릭터 별로 능력치를 매기며 평가하려고 만든 것이 아닙니다. 조금 제멋대로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좌우지간 이게 공식 설정이라고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작중 스토리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도 아니니 심심풀이로 쓱 훑고 넘어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ㅠ
각설하고 다시 미츠메 얘기로 돌아오자면, 그래도 그동안 대부분이 낮아도 C 정도에서 머물렀던 인간성 수치가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우선, 미츠메는 실험을 위해선 어떤 도의적인 것도 마다하지 않으며, 심지어는 자신의 목숨까지 실험을 위해 바칠 수 있는 진성 매드 사이언티스트입니다. 이미 이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는 글렀죠.
또한 미츠메는 조금 특이 케이스로, 감정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친자식에게 아무런 애정도 가지고 있지 않아요. 자연계의 그 어떤 동물도 어지간해선 자기 새끼를 함부로 하지 않잖아요?
이쯤되면 E 줘야 되는거 아닌가 싶지만... 그래도 미츠메의 감정결여는 선천적인 병이고, 이는 미츠메 본인이 어떻게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지라 참작해서 D 랭크를 주었습니다. 또한, 기억을 잃은 고등학생 시절의 가능성(자유행동 등)을 통해 개심의 여지가 쥐꼬리만큼이라도 있었던 가능성 역시 가산점이 되었던 것 같네요.
그간 육체파 위주로 업로드 되었기 때문에 꽤나 참신한 스테이터스였던 것 같습니다.
■ 초기 디자인
자, 다음은 초기 디자인 차례네요. 미츠메의 초기 디자인은 조금 할 말이 많습니다.
뭔가 있다는 건 아닌데, 후속작에서 디자인이 가장 많이 변경된 캐릭터 중 하나거든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일단 보시죠...
어떠신가요? 미츠메의 극 초창기 디자인입니다. 완전 다른 사람이죠? ㅋㅋㅋ
이 때는 캐릭터 컨셉조차 제대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 와중에 더듬이는 이 때부터 자라날 기미를 보이고 있었네요.
약간 분위기가 메카루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요.(왼쪽)
어쩌면 전작 메카루와 캐릭터성이 겹쳐서 디자인을 바꾸기 시작했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이 디자인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프로토 타입에 들어가기 전 몇 번의 수정을 더 거쳤습니다.
두 번째 수정본인데, 위의 것보단 조금은 지금의 미츠메다워졌네요. 아직 캐릭터성이 잡히지 않아 표정은 다른 사람이지만...
이후 캐릭터성이 조금 더 구상된 뒤 한 번 더 스케치했습니다. 복장 모티브도 거의 이 쯤에서 정해진 것 같네요. 아이패드도 추가됐고,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에 가까워 졌습니다.
이 쯤에서 최종 디자인이 결정되었고, 이후엔 프로토 타입으로...
넵, 이렇게 완성되었네요.
그래도 완전히 감정이 결여되어 있는 지금의 미츠메와 비교하면 좀 위화감이 들긴 하지만, 디자인 자체는 거의 흡사합니다.
사실 미츠메의 디자인이 이렇게 오래 걸린 것은 캐릭터성이 늦게 잡혔기 때문이기도 하고, 친구에게 피드백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미츠메가 산노지의 협력자였고 또 다른 흑막이었다는 설정도 꽤 나중에 정해진 설정이니까요. 초반 챕터 광탈자를 어떻게 챙겨줄까 하다가 고안해낸 아이디어인데, 그 엄청난 인성질에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캐릭터의 완성도 자체는 높아졌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 기타
미츠메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또 한명의 캐릭터가 있죠.
그렇습니다. 바로 전작 등장인물인 쿠로카와입니다.
전작 쿠로카와의 설정비화에서, 쿠로카와의 과거가 맥거핀이 된 것에 대해 후일 다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바로 후속작의 미츠메와 관련된 떡밥이었던 겁니다!
위에서 미츠메가 숨겨진 흑막이라는 설정은 나중에 정해졌다고 했지만, 쿠로카와와의 모녀 관계는 흑막 설정과 별개로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습니다. 위의 초기 디자인을 보면 프로토 타입 직전 마지막 스케치 쯤에서 말이죠. 단지 그 설정을 흑막 설정과 함께 엮었을 뿐...
그래서인지 캐릭터 선행 공개때 "쿠로카와 닮았다" 라는 소리를 듣고 뜨끔했죠. 그래도 설마 알아볼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또 한 번 여기서 제가 여러분들의 눈썰미를 우습게 봤다는 것이 드러났어요.ㅎㅎ;;
게임을 다 깨고 난 뒤 미츠메의 사교를 다시 돌아보면 상당한 떡밥이 숨겨져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사실상 결말부의 중대 스포일러를 사교에서 하고 있는 셈입니다! 후속작에서는 자유행동에 전작 이상으로 메인 스토리 떡밥을 최대한 암시하기 위해 노력하긴 했습니다만, 미츠메는 그 중에서도 정점을 달리고 있죠.
얘기를 계속 이어나가 미츠메의 과거(현실세계) 얘기를 해볼까요? 작중에서 언급했던 것 같지만, 미츠메가 산노지와 손을 잡은 것은 "원초적 감정의 연구" 때문이었습니다. 미츠메는 "감정표현불능증(Alexithymia)" 이라는 병(실제로 있는 병입니다)을 앓고 있었고, 거의 싸이코패스 수준으로 감정이 결여되어 있었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호기심만큼은 남다르게 높았고 그것이 감정에 대한 기형적인 집착으로 이어진 겁니다.
심리학계에 발을 디딘 것도 그 연구의 일환이며, 범죄임을 확실히 인지하면서도, 딸을 이용해가면서까지 감정의 연구를 포기하지 않았죠. 인류사상 최대최악의 절망적 사건 이후로는 자금줄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런 상황에서 만난 산노지가 얼마나 큰 돈줄이 되었겠어요.
결국 태양에 너무 높이 다가가다 날개가 녹아 떨어진 이카루스처럼, 점점 위험해지는 산노지 얼터 에고에게 필요 이상의 흥미를 보이다 살인 게임에 걸려들어 자멸하고 말았지만... 미츠메가 기억이 있었어도 딱히 후회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러한 미츠메에게도 인간 관계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그 중 하나인 캐릭터를 소개해 볼까 해요.
쿠로카와 코코로의 남편이자 쿠로카와 미카코의 아버지인 쿠로카와 소지로입니다.
챕터 0에서 언급된, 자신에게 구애하여 결혼했으나 딸을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고 실험에 이용하고 학대하자 보다못해 미카코를 데리고 도망친 바로 그 인물입니다. 소지로와 코코로의 외모를 적절히 합성하면 미카코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느낌으로 그려 보았습니다.
참고로, 이 모습은 작중 시점보다 10여년 전의 모습으로 알아 주세요. 아직 미츠메의 실험에 동참하고 있었을 무렵(미카코가 아기였을 시절)의 모습이고, 현재 시점에는 행방불명 처리되었으니까요.
조금 더 이야기 해보자면... 이 인물이 미카코를 구해냈으니 좋은 인물이다? 그렇게 단정할 수만은 없습니다.
작중에서도 미츠메가 언급합니다. 자신의 실험에 동의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왜 그랬을까? 라고... 이 남자는 미츠메를 사랑했기에 처음에는 미츠메가 뭘 하던 용납할 생각이었을 겁니다. 실제로 미카코를 상대로 인체 실험을 강행해도 죄책감은 느낄 지언정, 미츠메를 따랐습니다.
물론 최후의 최후에 죄책감이 한계를 넘자 참지 못하고 도망쳤지만, 그래도 미카코가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낸 것에 대한 책임은 소지로에게도 있다고 봐야겠죠.
이런 인과응보였을까요, 위에서는 행방불명이라고 말했지만, 소지로는 현 시점에서는 사망한 상태입니다.
그는 실험실에서 미카코를 데리고 도망치며 미츠메가 자신을 지구 끝까지 추적할 거라는 망상에 사로잡혔습니다. 실제로는 이미 도망쳐서 실패한 실험체엔 관심도 없는 미츠메였지만요.
그런 것을 알 턱이 없는 소지로는 미카코를 데리고 산속 깊숙한 곳까지 도망쳤고... 그 과정에서 조난을 당해 행방불명, 끝내는 사망하였습니다.
천만 다행히도 그 때 잃어버린 미카코가 산 속의 계곡물을 따라 하류로 떠내려갔고, 그것을 발견한 것이 키사라기 야마토의 아버지 키사라기 한조였던 거죠.
우와, 쿠로카와 미카코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지고 근 7년만에 이 얘기를 드디어 하네요. 사실 이 이야기를 게임 내에서 다루고 싶었는데 도저히 끼워맞출 여건이 안 되어서 포기했었죠. 애초에 미카코는 전작 등장인물이라 후속작의 오마케에서 다루기도 애매하고요. 단순한 글 몇 마디 뿐이지만 이렇게라도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좌우지간 미츠메는... 인기투표 순위도 상당히 저조했고 미카코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많은 미움을 받고 있습니다만, 전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뿌슝빠슝 챕터 2에서 죽은 흑막이 있다? 라고는 해도 사망 이후에 계속 존재감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고, 심지어 마지막 챕터에서 그 이름이 계속 언급되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죠. 악당 캐릭터로서는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사족을 덧붙히자면 어른 코코로 아주머니가 더 마음에 듭니다.
+추가) 아 맞다, 한 가지 쓰려고 하다가 깜빡한 것이 있어서 추가합니다.
미츠메의 가족관계를 보면 부모님이 친부모가 아니라 양부모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어린 미츠메가 조금씩 자라면서 감정이 없다는 것을 안 친부모가 기분나쁘다며 미츠메의 육아를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잠시동안 보육원에서 자라다가 양부모가 입양해갔기 때문에 성장 자체는 별탈없이 했지만, (미츠메라는 성은 양부모의 성)
그러는 모든 동안에도 미츠메는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부모에게 버려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불행인지 행운인지 모르겠네요.
결과적으로 미츠메는 양부모에게 자라며 자신의 병에 대해 연구하고, 감정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양가는 비교적 부유했기 때문에 수양딸이 하고 싶어하는 연구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었죠.
결과가 그런 식으로 될지는 양부모도 몰랐겠지만...
미츠메의 가족 관계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였습니다.
어릴 적 부모에게 버려졌던 미츠메가 최후에는 자신의 자식(과도 같은 얼터 에고)에게 뒤통수맞고 버려진다는, 인생 그 자체가 수미상관으로 이루어진 캐릭터네요.
작품 외적으로 고백하자면, 이 수미상관을 위해 미츠메의 부모를 양부모로 설정한 거라고 볼 수도 있지만요. 그런 것 치고 작중에서 따로 언급해주지 못한게 아쉽기도 합니다.
■ 처형 도안
처형명 : IF ~ 코코로의 행복이론
평화로운 노래와 함께 박수갈채가 터진다. 미츠메는 웨딩 드레스를 입고 누군가와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장면이 빠르게 전환되며, 딸이 태어난다. 열심히 일을 하며, 휴일에는 가족끼리 놀러가기도 하고, 시험 성적을 가지고 혼내기도 하고, 딸의 참관수업에 가기도 한다. 세월이 흘러 부쩍 큰 딸이 결혼하여 독립하고, 남편과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는 미츠메. 남편의 무릎에 누워 지긋이 눈을 감으며 화면이 줌아웃 된다. 지금까지 나온 장면들은 디스플레이 속 영상이었고, 디스플레이의 코드들이 사지가 묶인 미츠메의 귀 속을 통과해 뇌까지 관통하고 있으며, 미츠메의 눈, 코, 입에서는 피가 흘러나온다. 잠시 뒤, 미츠메의 공허한 눈이 클로즈업되며 화면이 암전된다.
좀 이질적인 처형입니다. 원래 심리학자에 어울리는 처형을 구상하려다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서 노선을 변경했죠.
만약 작중에서 등장했다면 크나큰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처형이 아니었을까요?
여담인데, 설정비화가 워낙 떠오르는 말을 필터링 없이 갈겨쓰는 아무말 대잔치다보니 좀 두서없거나 맥락없이 느껴질 수가 있습니다. 맞춤법 오타라던가...
이거 한 편 쓰는데도 1시간 이상 걸리고 설정화 그리고 기타 그림 그리고 하면 3~4시간도 훌쩍 가다보니 뇌정지가 좀 많이 오네요. 다 쓰고 퇴고도 거의 하지 않는 편이라 더욱...
그러니 재미로 봐주시면서 너그럽게 양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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