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반드시 챕터6까지 전부 플레이하신 분만 열람하시길 권장합니다.
(미스클릭 방지용 공백)
■ 개요
14번째 차례는 네 번째로 소개하는 보이드 멤버, 마고로비입니다.
마고로비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다른 무엇보다도 이름이 가장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죠. 어떤 분들은 너무 노골적인 패러디라며 별로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지만, 원작의 미오다 이부키, 호시 료마 등 대놓고 패러디를 노린 이름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도 작품에 꼭 그런 이름을 넣고 싶었어요.
다른 점이라면 실제 배우 님들의 이름을 따왔다는 거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마고 로비 님이랑 엠마 왓슨 님이 너무 좋았는걸요 ㅠㅠ;; 캐릭터 디자인부터 엠마 왓슨 님의 대표역 헤르미온느를 모티브삼아 만들 정도였으니...
마고 로비 님은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개봉하면서 할리 퀸으로 알게 되었는데, 한 눈에 반했습니다. 게다가 이름도 뭔가 평범하지 않다고 해야하나, "마고로비 이거 붙여서 음독 훈독 적당히 쓰까면 훌륭한 DQN 네임이 되겠는데?" 라는 데에서 지어진 이름이었습니다.
이름에 대한 얘기만 했는데, 마고로비의 키를 보고 생각보다 크다고 놀란 분도 계시더라고요. 전작의 쿠로카와도 그렇고, 키가 굉장히 크면서 마른 여자 캐릭터가 또 제 취향 중의 하나인가봅니다...
화려한 외모 치고는 세라복 위에 밍크 코트가 끝이라, 설정화에 크게 그려넣을 것이 없더군요. 대신에 염색, 렌즈, 화장을 전부 해제한 상태의 마고로비를 그려보았습니다. 게임을 해보셨다면 알겠지만, 마고로비는 순수 일본인이며, 헐리우드에 녹아들기 위해 머리를 염색하고 렌즈를 끼는 등 동양인답지 않은 외모로 꾸몄다고 나오죠. 꾸미지 않은 마고로비는 흑발 흑안이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동양스러운 느낌이 나는 것 같네요!
■ 스테이터스
밸런스 종결자, 마고로비의 스테이터스입니다. 무려 BBBBB!! 이보다 균형잡힌 능력치는 없다! 사실... 이 밸런스를 위해 약간 버프 혹은 너프시킨 부분이 있을 지도 모르나, 어차피 재미용 스테이터스이니까요. 요미우리와 좀 비슷한 느낌도 들고?
코멘트를 덧붙이자면, 지능과 추리력이 생각보다 높습니다. 이 생각보다 라는 건 "작중에서 보여준 것에 비해" 라는 의미인데, 마고로비의 캐릭터 포지션적인 의미로 생각해 보면 요미우리와 비슷한 결론이 나옵니다.
광탈도 광탈이지만, 보이드이기 때문에 100%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거죠. 실제로 미츠메의 살해는 우발적이었음에도 나름 적절한 임기응변을 통해 트릭을 만들었을 정도로, 마고로비의 지능과 추리력은 나쁘지 않습니다.
신체능력도 그 연약한 외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B. 자유행동 중에 마고로비와 사교하기 위해 그녀를 찾아다닌 사람이라면, 가끔 체력단련실에서 러닝머신을 뛰고 있는 마고로비를 발견하셨을 겁니다. 배우로서의 체형 및 건강 관리를 위해 운동도 꾸준히 하는 편이며, 덕분에 꽤나 신체능력 점수를 후하게 줄 수 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마고로비가 키에 비해 기형적으로 마른 것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찢어지게 가난한데다 학대까지 당했으니 살이 붙을래야 붙을 수가 없겠죠...
행동력과 인간성도 B인데, 행동력은 평균 수준이며(감정 폭발로 인한 우발적 행동은 행동력으로 치지 않았습니다), 인간성 역시... 사실 보이드 멤버라면 인간성이 나쁠 수가 없다고 저번 마쿠노우치 설정비화 때도 말한 적이 있었죠.(산노지 제외)
그런데 마고로비가 워낙 빠르게 탈락하기도 했고, 준비한 것에 비해 작중에서 크게 보여주지 못한 것이 많아서 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안타깝네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 님들을 모티브로 삼을 정도로 꽤나 좋아하는 캐릭터인데, 좋은 능력치에 비해 "보이드" 라는 스토리 진행의 발판에 너무 묻힌 감이 없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조기 탈락자들 챙겨준답시고 보이드 극장 같은 걸 만들기는 했지만, 인기투표 순위도 꼴찌였고...
정말 제가 단간론파 동인 게임을 두 작품이나 만들었지만 광탈자들 챙기는 것이 제일 어려웠던 것 같아요.
■ 초기 디자인
마고로비의 초기 디자인입니다. 사실 마고로비라는 캐릭터는 구상 단계부터 배우로 정해 놨었고, 위에서 말했듯이 헤르미온느의 모습을 많이 참고했기 때문에 지금과 인상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이 때는 밍크 코트가 없었고, 세라복에 레이스 등 장식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네요.
아마 처음엔 이걸로 가려다가, 너무 배우라는 이미지가 없어 보여서 조금 고급스러워 보이라고 밍크 코트를 입힌 것 같습니다만...
그렇게 바로 프로토 타입으로. 마고로비는 디자인에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어요.
하지만 디자인 말고도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할 것이 바로 이름입니다.
무려 이 때는 이름이 달랐습니다! 심지어 프로토 타입인데도!
그 이유는 이러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전 마고 로비 님을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수스쿼의 개봉일이 2016년 여름이었죠... 이 프로토 타입은 그 전에 그렸기 때문에 이 때는 이름이 달랐던 겁니다.
이 때의 이름은... 많이 이상하죠... 솔직히 수스쿼를 몰랐어도 이 이름은 바뀌었을 것 같네요. 패리스 힐튼 님과 엠마 왓슨 님을 짜집기 한건데, 이걸 제외하면 원래 이름은 "아오키" 였네요.
사실 이름을 빼면 디자인 자체는 비슷합니다. 부츠 장식이나 귀고리 등 사소한 부분을 빼면은 뭐...
아, 맨 밑에 저 표정은 마고로비의 구상 단계부터 있었습니다. 그 특유의 앞머리가 한 쪽 눈을 가리면서 분위기가 무서워 지는 설정인데, 작중에서도 훌륭하게 CG와 스탠딩 스프라이트로 표현되었죠. 극초창기부터 구상해둔 요소를 실제로 작품 속에 추가하게 되었을 때의 그 뿌듯함은 정말 아는 사람만 알 거에요...
■ 기타
"기타" 항목에서 보이드 캐릭터에 대해 최우선적으로 다룰 내용은 역시 과거사겠죠. 물론, 보이드가 아닌 캐릭터들도 과거 이야기를 풀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보이드 일원들의 과거는 장중 메인 스토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쉽사리 사교 등에서 과거사를 풀어 버린다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자세한 과거를 다루지 못했던 마쿠노우치에 비해 비해 마고로비의 과거는 그녀의 사교에서 대략적으로 풀기는 헀습니다만, 거기에 대한 몇가지 코멘트를 추가로 덧붙이고자 합니다.
마고로비 역시 다른 보이드 멤버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비참한 과거를 지녔습니다. 그 내용은 마고로비의 사교를 통해 단편적으로 알 수 있는데, 개쓰레기같은 아버지 때문에 죽을 날만을 기다리던 마고로비는 우츠로의 도움으로 부유하고 상냥한 새 부모님을 만나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죠.
니지우에는 챕터 6에서 마고로비의 천운의 가호에 대해 "재력" 이라고 표현했지만, 어떻게 보면 "가족"이라고 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피가 이어졌냐 이어지지 않았냐가 중요한 것이 아닌, 자식을 사랑할 줄 아는 "진짜 가족"이요. 천운에게 선택된 마고로비의 양부모가 단순히 부유했기 때문에 재력도 가졌을 뿐.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마고로비의 사교를 보면 "말을 듣지 않거나 울기라도 하면 끔찍한 폭행을 당했다" 라며, "말 잘 듣는 아이를 연기해왔다" 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마고로비는 담뱃불에 지져지면서도 고통을 견디고, 감정과 표정을 억제하며 항상 생글생글 웃어야만 했죠. 마고로비의 배우로서의 재능이,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끔찍한 과거 때문에 단련되었다는 것이 운명의 장난이 아닐 수 없네요.
생각해 보면 마고로비의 인생은 상당히 작위적일 정도로(물론 제작자인 제가 스토리를 짜는 거니 작품 외적으로 보면 작위적인 것이 당연하지만) 아이러니함의 연속입니다. 그녀가 살인 수학여행에서 전담 마크하던 미츠메가 사실 과거 자신의 아버지처럼 자식을 학대하는 막장 부모였고, 그 사실을 모른 채 미츠메에게 마음을 열 뻔 했으며, 결국에는 그 미츠메를 죽였죠.
자신의 탄생과 죽음 모두에 "가정폭력"과 "쓰레기 부모"가 엮어 있는 부조리함.. 보이드 캐릭터들이 다 불쌍하긴 하지만 마고로비는 과거 설정을 다른 캐릭터에 비해 세밀하게 설정해둬서인지 더 불쌍하게 느껴지네요.
그러고 보니 저번에 어떤 분이 "마고로비와 미츠메가 저승에서 만난다면 미츠메는 마고로비를 용서했을까요?" 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제가 아마 "용서하고 둘이 사이좋게 지낼 것이다" 라고 답변했을 겁니다. 이 때는 챕터 0이 나오기 전이었는데...
스토리가 완결난 지금 보면 개소리도 이런 개소리가 없어 보이겠지만, 사실 미츠메에게 선악의 의미는 따로 없습니다. 미츠메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욕망에 따라 행동할 뿐이죠. 다만 성장 과정에서 감정표현불능증으로 인한 장애를 극복할 여지가 있었다면, 또 모릅니다. 미츠메가 현실 세계의 어른 미츠메처럼 막장 부모가 되지 않았을지도.
미츠메의 사교 내용이 진실을 알고 난 뒤에는 고깝게 보일 수 있어도, 그 때의 미츠메는 아직 어린 학생 시절이었기 때문에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현실에서 실제 고등학생이었던 미츠메가 소라나 마고로비처럼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났다면, 다른 결말을 맞이했을지도...
마고로비 설정비화인데 어째 갑자기 미츠메 얘기로 빠졌네요. 아무래도 마고로비와 가장 가까운 캐릭터라 그럴까요...
하지만 이것은 확실합니다.
반대로 마고로비가 미츠메의 진실을 일찍 알았다면, 자신의 과거와 오버랩되면서 절대 미츠메와는 친구가 되지 않았을 거란 것.
진실을 모를 땐 사이가 좋지만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 파탄나는 둘의 관계가 참 흥미롭군요.
■ 처형 도안
(마고로비의 처형은 이미 본편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생략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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